야구장에사는 사람
고교야구주말리그가 열리는 주말이면 늘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번째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야구장에도착해 마지막 경기가 끝나서야 야구장을 떠납니다. 관중이 아닙니다. 이분들이 없다면 경기는 시작 할 수도 없고 끝날 수도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늘 선수들과 관중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기 의료진, 홍상호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야구장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가 열리는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의료진으로 근무하는 하트세이버 사무국장 홍상호입니다.
▶하트세이버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하트세이버는 응급환자 후송 및 안전예방 사업, 병원간 이송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행사업무와 외국 환자 이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행사업무의 대표적인 예로 야구 경기가 있죠.

▶비상 대기 의료진이라고 볼 수 있네요. 많은 행사 중에서도 매번 야구장으로 오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재미있잖아요. 아주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습니다. 제가 시골에서 자랐는데, 시골에서 자라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야구선수를 하고 있지않을까요? 지금도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지만 바빠서 잘 가지는못합니다. 야구가 좋아서 고교야구가 주말리그 체제로 접어든 2011년부터지금까지 계속 고교야구 경기가 있을 때 마다 창원 마산야구장으로 의료진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8년차네요.
▶야구장에서 긴 시간을 보내셨네요. 그럼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딱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없어요. 어떻게 보면 좋은거죠. 제가 야구장에 있는 동안 크게 다친 선수들은 한 명도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렇네요. 사실 운동경기를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도 다치지 않는거니까요.
▷맞아요. 그래서 제일 보람을 느낄 때도 제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예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보람을 느끼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무사히 경기가 끝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럼 주말리그가 없는 주말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사실 제가 소원구급차라고 일종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항상 의료진이 동행해야 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어딘가를 가보기가 많이 힘들어요. 그래서 신청을 받아 구급차로 환자들과 동행하며 그분들이 가고 싶어하는곳을 함께 가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뜻 깊은 일을 하시네요. 소원구급차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인터넷에서 기사를 읽었어요. 어떤 외국의 사례였는데 한 어르신이 병원간 이송 중에 바다를 보고 싶어했어요. 그 어르신은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서 사실상 그게 마지막 소원이었죠. 어르신을 이송하던 의료진은 어르신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병원으로 바로 가지 않고 바다로 향했어요. 거기서 영감을 얻어 시작하게 되었는데 야구경기가 무사히 끝났을 때 만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야구장에 오고 싶다는 사연을 신청하는 환자는 없나요?
▷아직은 없습니다. 하지만 고교야구든 프로야구든 환자분을 꼭 야구장에 모셔 오고 싶어요. 주로 오래 누워계시는 어르신 환자분들이 소원구급차 신청을 많이 하시는데 어르신들은 프로보다는 고교야구를 좋아하시는경우가 많더라고요. 신청만 해주신다면 꼭 모시고 야구장으로 오겠습니다.
▶정말 꼭 야구장으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야구에는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야구를 통해 힘을 얻고 행복을 느낍니다. 고교야구든 프로야구든 그 본질은 똑같아요. 저는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많은 분들이 야구를 통해 더 즐거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부담없이 소원구급차 신청은 많이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